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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혈증, 콜레스테롤, 근력 운동 본문
아버지께서 스타틴을 복용하신지 어느새 2년이 다 되어간다. 병원에서는 “총 콜레스테롤과 LDL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으니 이제 그만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그 이후로도 아버지는 줄곧 스타틴을 처방받아 오셨다.
약을 끊었다가 행여 또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갈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가끔 얼굴 한 쪽에 안면마비가 오기도 하셔서, 그러한 병증은 더욱 아버지의 걱정을 부추겼다. 혈관 조영술도 받아 보았으나, 검사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아마 그런 증상들이 모두 고지혈증 때문이라고 아버지는 굳게 믿고 계신 듯했다.
한편 나는 간독성, 근육통 등 그 부작용이 나타날까 걱정됐다. 그동안 아버지께서도 스타틴을 대신할 많은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해봤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보지 못하셨다고 한다. ‘피를 맑게 해준다’는 새싹보리, ‘염증을 줄여준다’는 생강차, 심지어 ‘혈액과 색이 같다’ 며 사온 비트, 석류 주스까지. 왜 이렇게 사서 드시냐고 여쭤보니, 이렇게 라도 해서 하나 얻어 걸리면 다행이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하셨다.
답답한 나머지, 아버지께 생약에서 배운 홍국(red yeast rice)을 권유하기도 하였었다. 하지만 약물학 전공 도서에 ‘홍국은 스타틴 함량이 균질하지 않고, 일부는 신장독소인 citrinin을 함유한다’는 문구를 보고 이후 사용을 중단했다.
그래도 나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려면, HMG-CoA reductase 효소 활성을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체내 콜레스테롤 합성 시 RDS(Rate Limiting Step)는 HMG-CoA를 mevalonate로 전환하는 단계로, HMG-CoA reductase가 반응을 촉매하기 때문이다. 스타틴도 HMG-CoA intermediate의 구조적 유사체로, 위 효소의 작용을 부분적으로 억제하여 효과를 나타낸다.
한편, 콜레스테롤 생산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이므로, 여러 단계에서 글루카곤, 인슐린 등 호르몬에 의해 조절되기도 한다.
그렇게 약물 치료 외 HMG-CoA reductase 활성을 조절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나는 진정주 약사의 책 ‘내 몸이 웃는다’를 접했다.
책은 근육운동이 고지혈증 치료에 중요하다고 했다. 장년층은 과잉 콜레스테롤을 태울 근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콜레스테롤 관련 호르몬 합성은 줄고 태울 근육도 없는데, 문제는 아버지의 간이 여전히 20·30대만큼의 콜레스테롤을 합성하고 있던 것이었다.
가뜩이나 영업직에 종사하시면서 생긴 술 배도 단단히 한 몫 했다. 젊을 때야 생리기능이 왕성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도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었으나, 지금은 아니다. 근육을 키워야만,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만큼 그 수치를 낮추고, 혈액순환을 개선할 수 있다.
운동이 고지혈증을 치료하는 건, 생화학적으로 ‘체내 AMPK(AMP dependent protein kinase) 효소 활성화’로 설명한다. 운동은 몸 속 AMP농도를 높이고, AMPK 활성을 높여 ATP합성에 관련된 이화경로가 활성화시킨다. 그 결과 AMPK는 HMG-CoA reductase 활성을 억제하고, 체내 콜레스테롤 합성은 줄어든다.
인슐린은 HMG-CoA reductase 활성을 높이는데, AMPK가 활성화되면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도 억제되어, 역시 콜레스테롤 합성은 줄어든다. 다시 말해, 운동을 통한 AMPK 활성화는 체내 지방조직에 축적된 지방을 산화시키고 반대로, 콜레스테롤, 단백질 합성 등 에너지를 요구하는 과정은 억제한다고 할 수 있다.
확실히 걷기운동도 지방을 태우는 효과가 탁월하다. 하지만 근육운동을 함께 병행해야, 걷기에서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아버지께서 힘들이지 않고, 충분히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다며 매번 걷기 운동만을 고집하셨다.
그러나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 하기에 걷기운동으로 태운 지방만큼 간에서 생합성 되는 콜레스테롤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걷기 운동만으로 그 변화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고지혈증 치료의 핵심은 걷기운동도, 기름진 음식 섭취 줄이기도 아니다. 바로, 근육운동으로 체내 콜레스테롤 수요를 늘리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고지혈증 치료 시, 대부분은 운동대신 간편한 처방약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 또한 지금껏 고지혈증에 스타틴을 복용해야 한다는 생각만 했을 뿐, 먼저 근육운동으로 그 수요를 늘려야함을 알지 못했다. 근육은 사용해주지 않으면 30대 이후부터 급격히 근력이 떨어지고 크기가 줄어든다.
나이가 들면서 허리둘레만 점점 늘어나고 엉덩이, 허벅지가 줄어드는 건 왕년의 근육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지방만 가득 들어찼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물로 일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보다, 플랭크 등 코어운동으로 허리와 복부 근육을 매일 자극해주는 것이 이러한 ‘지방독’을 해결하는데 훨씬 유리할 것이다.
이후, 약물 치료를 줄이고 근육운동과 함께 비타민 B메가요법, 오메가3, 생기산 등으로 혈액을 깨끗이 해주면 좋겠다. 근육운동이 과잉 콜레스테롤을 처리하여 혈액 순환을 돕는다면, 비타민 B와 오메가 3는 혈전 생성과, 혈관벽에서 콜레스테롤 침착을 막아 약해진 혈관을 보호한다.
치료 기전은 조금씩 차이가 있겠으나, 모두 피를 맑게 해 질환을 치료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 몸은 막힌 혈관이 뚫리고, 딱딱한 혈관이 새로이 그 탄력성을 회복하면 알아서 그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글쓴이가 고지혈증, 당뇨 등 다른 만성질환임에도, 동일하게 생기산을 처방했던 건 다음과 같은 이유였을 것이다.
이 책은 결국, 만성질환 치료가 몸 속 내재된 ‘자가치유능력’과 ‘깨끗한 피’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약에 의존하기보다, ‘어떻게 피를 깨끗하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그녀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던졌다. 그리고 그녀의 해답이 ‘근육운동’과 한방과립제 ‘생기산’에 담겨 있었다. 그녀가 과연 정답일지 모르겠다. 다만 적어도 ‘우리 몸이 웃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하는 밥상에서 행복한 대화를 나누고 하루 1분씩 3세트 코어운동, 그게 아들인 내가 아버지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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