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멍청해" "입 닥쳐" 막말 TV 토론

트럼프 바이든, "멍청해" "입 닥쳐" 막말 TV 토론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사이에 첫 번째 대선 방송토론이 비방전 속에서 끝났다. 현지시간 기준 29일 오후 9시에 시작한 TV 토론은 90분 동안 그야말로 막말 잔치 그 자체였다.

 

코로나19 영향에 악수를 하지 않기로 했으나 흔한 팔꿈치 인사도 없이 트럼프와 바이든은 곧장 각자의 연단에 자리를 잡는 등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자리한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에 마련된 토론장은 초반에서부터 긴장감이 맴돌았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하여 가볍게 인사말을 하며 팔을 벌리고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하였다. 두 사람 모두 짙은 감색의 정장을 차려입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감색과 붉은색, 바이든 전 부통령은 흰색과 감색의 줄무늬 넥타이를 맸다.

 

두 후보는 빠르고 격하게 충돌하였다. 바이든 후보는 만일 자기 자신이 당선되는 경우 (현재의 보수 지형을 바꾸기 위하여) 대법원을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투표하라. 그리고 당신의 상원의원이 당신이 얼마나 강하게 느끼는지 알도록 하라"라고 말하면서 "내가 그것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든 그게 이슈가 될 것"이라고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라고 거듭해서 압박하자 바이든 후보는 "이봐요, 좀 닥쳐주시지?"(Will you shut up, man?)라며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지지 않고 "그는 법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 것"이라 주장했으며 이에 대해 바이든 후보는 "계속 떠들어라"(Keep yapping, man)라고 응수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을 향하여 "대학교에서 가장 낮은 성적으로 졸업했다"라며 멍청하다고 공격하기까지 했다.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관련해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가 오직 원하는 것은 단합이 아니라 분열"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붙였다.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법집행이란 말조차 할 수가 없다면서 "이는 그런 말을 하면 급진 좌파의 지지를 모두 잃을 것이기 때문"이라 공격했다.

 

경제 분야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이 부통령으로 있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이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소진해버렸다고 주장한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야말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최고의 성장을 견인하였다고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15년 가운데 10년 동안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는 뉴욕타임스 보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로서 적게 세금을 내는 방법을 찾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면서 바이든 후보가 상원 의원으로 재임 중일 때 왜 세법에 조처를 하지 않았는지 묻자 바이든 후보는 "당신은 미국이 가졌던 최악의 대통령"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대선 결과 승복 문제를 두고서도 바이든 후보는 승복 입장을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이른바 '부정 선거' 주장을 이어가면서 분명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약 10% 가량이 부동층으로 분류가 되는 가운데 이번 TV 토론은 아직 지지후보를 선택치 못한 이들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토론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인해 현장을 누비는 선거운동이 대폭 제약받는 상황 속에서 두 후보가 처음으로 대면한 자리이기도 했는데, 첫 TV 토론에서부터 난타전이 벌어짐에 따라 남은 대선까지 그 둘의 공방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의 TV 토론은 10월 15일과 22일 두 번 더 이루어지기로 일정이 잡혀 있으며 부통령 후보 사이의 TV 토론은 10월 7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번 토론은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두 후보 간의 악수조차 생략한 채 곧바로 토론으로 들어갔으며, 과거에는 평균 900명의 청중이 참석하였으나 이번에는 과거와는 다르게 100명도 안 되는 인원이 방청석에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