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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떨어지는 느낌 들 때 대처법 본문
식사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았는데 당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흔히 피곤, 무기력, 배고픔, 떨림, 땀남, 두근거림, 짜증이 나타난다. 이런 때에 사탕을 입에 넣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증상은 반복해서 나타난다. 만성피로, 두통이 일상이 되고, 성격까지 공격적으로 변해서 쉽게 화를 낸다. 무엇이 문제인가.
“당 떨어지면 당을 보충해야 한다.” 논리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과학적으로는 틀렸다. 당과 지방은 인간의 필수 에너지원이다. 근대 이전에는 인류에게 당과 지방이 부족했기 때문에 인간은 생존을 위해 열량을 체내에 저장했다가 부족할 때 꺼내 쓰도록 진화했다.
잉여 포도당은 근육과 간에 글리코겐으로 저장되고, 잉여 지방은 지방조직에 저장된다. 당이 떨어지면 몸은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분해하고 지방을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분해하는 과정을 시작한다. 글리세롤은 간에서 포도당으로 합성된다. 이런 과정 덕분에 정상적인 몸은 혈당이 떨어져도 당장 당을 섭취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혈당이 올라가면 인슐린이 분비되어 당을 에너지로 태우고, 잉여 당은 저장한다. 그러면 혈당이 떨어지면서 인슐린 분비가 감소한다. 혈당이 70㎎/㎗ 아래로 떨어지면 저혈당을 막기 위해 글루카곤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혈당을 올린다. 그런데 당을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혈당이 올라갔다가 인슐린 분비로 혈당이 떨어지는 단계에서 인슐린 분비가 적절히 줄지 않거나 글루카곤과 아드레날린의 분비가 불충분하면 식후 저혈당(PPH)이 생긴다(2021 논문). 특히 전당뇨 상태이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경우 당 섭취 초기에는 인슐린 분비가 지연되어 혈당이 급등했다가 뒤늦게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면서 혈당이 급락한다(2019 논문).
PPH와 유사한 증상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다. 인슐린 감수성이 크거나 비만 아닌 사람도 인슐린이 늦게 과다 분비되면 증상이 생긴다(2019 논문). 이런 사람은 ‘당 떨어졌다’고 느끼지만 실제 혈당은 정상인 경우가 많다. 이것을 특발성 식후증후군(IPS)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하게 경험하는 저혈당 증상은 IPS, 즉 ‘가짜 저혈당’일 가능성이 크다.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때 대처법은 당뇨와 비당뇨가 다르다. 당뇨 환자는 저혈당이 심각하면 발작, 혼수, 사망까지 가져올 수 있으므로 바로 사탕 같은 단순당을 섭취해야 한다. 반면에 당뇨가 아니라면 저혈당 증상이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당을 보충할 필요가 없다. 대개 물마시고 안정하면 증상이 지나간다. 간식으로 채소나 과일을 먹으면 좋다. 습관적인 당 섭취는 장기적으로 증상을 악화시키고 몸을 망가뜨릴 뿐이다.
저혈당 증상은 고탄수화물 음식, 고당지수 음식을 주기적으로 섭취하는 것과 관계있다. 이런 음식을 섭취하면 혈당이 급등했다가 급락한다. 보통 사람이 당 떨어졌다고 당 보충을 일삼으면 당 중독의 악순환에 빠지고 만성피로증후군이나 당뇨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는 식단 관리가 해결책이다. 저혈당 증상은 당지수가 높은 간식을 끊고 건강한 식사로 바꾸면 치유가 된다(2000 논문). 건강한 식사의 핵심은 채소와 과일이 절반을 차지하고, 단백질이 충분하고, 탄수화물이 1/3을 넘지 않는 것이다. 식습관을 바꾸면 몸이 살아난다. 짜증내지 않게 되니 관계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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