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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보면 비타민D 합성? 오해와 진실 6가지 본문
햇빛 보면 비타민D 합성? 오해와 진실 6가지
오늘은 비타민D와 햇빛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오해와 진실 6가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더 나아가 비타민D를 합성하려면 햇빛을 하루에 몇 분 동안 어떠한 방식으로 쬐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다.
많은 사람들은 햇빛만 쪼이면 비타민D가 만들어진다고 오해한다. 햇빛을 통해 비타민D를 얻는 데에는 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햇빛으로 비타민D를 충분히 얻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오직 자외선B만이 우리 몸에서 비타민D를 만든다. 비타민D를 만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햇빛이 아니다. 흔히 햇빛이라 하면 지구에 닿는 여러 가지 태양에너지 가운데 가시광선, 즉 우리의 눈에 보이는 빨주노초파남보의 빛을 뜻한다. 그런데 우리의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시광선 바깥쪽에 존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Ultraviolet ray, UV)이다.
자외선A(UVA)는 파장이 길어서 진피층까지 침투하여 콜라겐과 엘라스틴과 같은 단백질을 파괴해서 주름을 만들고 피부의 탄력을 떨어뜨린다. 또한 멜라닌을 생성해 기미를 유발하고 피부암까지 일으킬 수 있다.
자외선B(UVB)는 자외선A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짧은 자외선으로 에너지의 방출량이 높기 때문에 피부가 붉어지거나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일광화상을 일으키고 피부암을 일으킨다.
자외선C(UVC)는 길이가 아주 짧아서 오존층을 통과하지 않는 자외선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가운데 자외선B가 피부 내의 콜레스테롤(7-dehydrocholedterol)과 화학반응을 해서 비타민D로 변환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런데 자외선B는 유리 또는 창문을 통과하지 못한다. 즉, 하루 종일 운전하는 택시나 버스 기사들 혹은 볕이 잘 드는 창가 혹은 창문 옆에 앉아서 일광욕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비타민D가 전혀 생성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자외선 지수가 높은 시간대에 비타민D가 잘 합성된다. 야외에 나가 햇빛을 쬔다고 하더라도 아무 때나 비타민D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비타민D는 해가 쨍쨍 내리쬐는 정오 무렵에 즉 오전 10~11시에서부터 오후 2~3시 자외선의 지수가 높은 시간대에 가장 잘 생성된다. 다시 말해 나의 그림자가 나의 키보다 작은 그 시점이 바로 비타민D가 가장 잘 생성되는 시간이다. 또한 햇빛을 가려 버리는 황사나 미세먼지가 있을 때나 흐린 날씨 속에서는 자외선B가 차단돼 우리의 몸에서 비타민D가 잘 합성되지 않는다.
셋째,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면 비타민D가 생기지 않는다. 자외선 차단제를 자세히 살펴보면 SPF와 PA 지수가 표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가 있다. SPF(Sun Protection Factor)란 일광화상의 원인이 되는 자외선B에 대한 차단 효과를 나타내는 자외선 차단 지수이다. SPF 15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다면 아무것도 바르지 않았을 때보다 이론적으로 15배의 시간이 걸려야만 홍반(피부가 붉게 변하는 상태)이 생긴다는 것을 뜻한다.
PA(Protection grade of UVA)란 자외선A의 차단 효과를 나타내는 지수로 이를테면 PA+, PA++, PA+++ 등으로 나타낸다. +기호가 늘어날수록 차단력이 2배씩 증가하며 PA++는 UVA를 90% 차단한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인 선블록 크림을 바른다면 아무리 오래 일광욕을 한다고 한들 비타민D를 생성하는 데 아무런 소용이 없다. 자외선 차단제는 우리의 신체가 햇빛으로부터 비타민D를 생성해 내는 것을 거의 완벽히 차단한다. SPF8은 대략 90%, SPF15는 대략 95%, SPF30은 대략 99%의 비타민D 생성을 감소시킨다. 게다가 자외선B는 우리가 착용한 옷을 뚫고 통과하지도 못한다.
넷째, 나이가 들면 비타민D를 합성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나이를 먹을수록 우리의 피부는 햇빛을 받아 비타민D를 합성해 내는 능력이 떨어진다. 같은 시간 동안 햇빛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노인은 젊은이가 만들어내는 비타민D의 대략 25% 정도밖에 만들지 못한다. 그러므로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비타민D를 만들어내기 위하여 더 많은 햇빛에 노출돼야 한다.
다섯째, 피부 색깔에 따라서 비타민D 합성 능력이 달라진다. 피부가 검을수록, 다시 말해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많으면 많을수록 비타민D는 적게 만들어진다. 멜라닌이 자외선B를 흡수하여 비타민D 생산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는 통계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17세기 이후 산업화 과정 속에서 많은 수의 흑인들이 유럽과 북미로 이주한 결과, 흑인들은 현재 통계적으로 백인이나 아시아인들에 비해서 비타민D 결핍이 더 많으며, 그로 인해 각종 질환에 더욱 많이 시달리고 있다.
여섯째, 거주 지역의 지리적 위치 또한 중요하다. 현재 살고 있는 지역의 위도나 고도 역시 비타민D 합성의 중요한 요소이다. 위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갖은 질병들의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햇빛의 노출과 비타민D의 결핍 그리고 질병과의 관계를 연구하는 촉발점이 되었을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다.
거주 지역이 고위도일수록 자외선의 집적도가 감소하므로 적도를 중심으로 하여 북위 35도 이상에서는 오직 늦봄부터 초가을까지만 비타민D를 제대로 합성할 수 있다. 참고로 서울은 북위 37도이므로 비타민D의 합성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또 고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대기가 자외선을 흡수해버리므로 고도가 높은 산악지역에 비하여 비타민D를 만들어줄 자외선B를 상대적으로 덜 쬐게 된다.
이 외에도 노출 부위와 노출량 그리고 개인의 피부 특성 등에 따른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으므로 그와 같은 여러 변수들을 고려해서 자신에게 적당한 햇빛의 노출 시간을 정하고 해빛을 쬐는 것은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모처럼 마음을 먹고 몸에 좋은 비타민D를 만들기 위해 야외로 나간다고 하더라도 비타민D 합성이 전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은 당연하다.
설령 비타민D의 합성 조건에 대하여 잘 안다고 하더라도 비타민D 합성에 충분한 햇빛을 여유로이 쬐거나 민낯으로 햇빛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도 많지 않다. 현대인은 점차 스스로를 햇빛으로부터 멀어지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은 한두 시간의 산책만으로 비타민D를 충분히 합성할 수 있다는 착각으로부터 깨어나야 한다.
이상 비타민D와 햇빛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오해와 진실 6가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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