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실종 공무원, 월북이라 판단 내린 해경

연평도 실종 공무원, 월북이라 판단 내린 해경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되었다가 북한에서 피격되어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월북한 것이라 판단된다고 해양경찰이 밝혔다.

 

해양경찰청은 29일 오전에 언론 브리핑을 열고 지난 21일 실종되었던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A(47)씨와 관련하여 군 당국으로부터 확인한 첩보 자료 및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기반으로 이같이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성현 해경청 수사정보국장은 브리핑을 통해 "어제 수사관들이 국방부를 방문해 확인했다"면서 "실종자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등 신상 정보를 북측이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고 그가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 등도 확인됐다"라고 덧붙였다.

 

 

해경은 A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점을 고려해 볼 때 어업지도선에서 단순히 실족했거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무척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해경은 또 지난 21일 A씨가 실종되었을 당시 소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 및 조석 등을 분석한 '표류 예측' 결과 또한 그의 월북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A씨가 실종됐을 당시 단순하게 표류됐다면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 방향으로 떠내려갔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해경은 밝혔다.

 

그러나 A씨는 소연평도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38㎞ 떨어진 북한 등산곶 인근의 해상에서 피격됐다.

 

 

윤 국장은 "표류 예측 결과와 실종자가 실제 발견된 위치는 상당한 거리 차이가 있었다"면서 "인위적인 노력 없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제 발견 위치까지 (단순히)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해경은 A씨가 실종 전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발견이 된 슬리퍼는 A씨의 소유로 확인됐다면서도 추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유전자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무궁화 10호 내 폐쇄회로(CCTV)엔 A씨 실종 전날인 지난 20일 오전 9시 2분까지의 동영상이 저장돼 있었고, 해경은 저장된 동영상 731개를 분석했으나, A씨와 관련한 중요한 단서는 찾지를 못했다.

 

윤 국장은 "실종자는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다"라면서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경은 지금까지 확인이 된 사항과 현재 진행 중에 있는 CCTV 감식, 인터넷 포털 기록 및 주변인 추가 조사, 필요한 경우 국방부의 추가 협조 등을 통하여 수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